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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동물복지/알아야 할 이야기

불행한 말이 끄는 꽃마차가 우리를 행복한 곳으로 데려다 줄까?_꽃마차 동물학대를 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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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양양에 여행 갔을 때 속초 해수욕장 앞 카페에 있는데 저기 멀리서 트로트가 흘러나왔다. 노래가 나오는 쪽으로 고개를 돌려 쳐다봤더니 말이 끄는 (일명)꽃마차 한대가 지나갔다. 그냥 서있기도 힘들 정도의 뜨거운 아스팔트 위에서 마차를 끄는 지치고 늙은 말은 쳐다보기 조차 미안했다. 마차에 탄 4인가족은 과자를 먹으면서 바다 쪽을 가리키면서 즐거워했고,  얼핏 보기에도 늙고 지친 말은 한걸음 한걸음이 힘겨 워보였다. 마차가 지나가는 잠깐 동안 나는 '어어어 이건 아닌데' 라는 생각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사진이라도 찍어서 제보할걸 그랬다는 생각은 이미 늦었다.

 

지난 2015년 경주 꽃마차 학대사건의 주인공인 깜돌이가 생각났다.

무자비한 학대의 현장을 지나가던 관광객이 촬영해 제보함으로써 꽃마차 말들의 현실이 세상에 들어나게 된 사건이다.

20살의 늙은 말 깜돌이는 더운 여름이나 추운 겨울이나 꽃마차를 끌어야 했다. 주인은 운행도중에 깜돌이가 배설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 하루 종일 밥과 물을 주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아무것도 먹지도 마시지도 못한 결국 깜돌이는 지쳐서 쓰러졌다. 쓰러진 깜돌이는  8분동안 발로 차이고 채찍으로 맞아도 아무런 저항을 못한 채 신음만 하고 있을 뿐이었다. 다행히도 한 관광객의 신고로 동물보호단체 케어에 의해 구조 되었는데, 마부들은 길들이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다고 한다.  마주는 깜돌이를 팔아버리고 은폐하려 했으나 다행히 구조 되었다. 마사회에서 치료를 받고 남양주의 한 승마교육장에 입양되어 남은 생을 편안하게 보낼 일만 남았다. 깜돌이를 폭행한 경주 꽃마차의 대표에게 벌금 200만원이 선고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깜돌이와 같이 구조된 삼돌이는 좋은 집에서 사랑 받으면서 잘 지내고 있다는 뉴스도 전해졌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일뿐, 학대로 인한 후유증과 전염병으로 6개월만에 죽고 말았다.

 

얼마 전 동물보호단체에 신고된 당나귀는 영주시의 한 테마파크의 관광에 이용되었다. 당나귀는 수레에 연결되어있어서 움직일 수 없었다. 하루 종일 앉지도 못하고 앞에 있는 물그릇에도 입을 대지 못한 채 괴로워하고 있다고 했다. 제보한 시민에 따르면 당나귀의 눈이 마치 자기를 보면서 구해달라고 애원하는 듯하다고 했다.

 

출처: 동물보호단체 카라(제보자 촬영사진)

 

 

그 이후에도 줄 어들것만 같았던 꽃마차의 운행은 여전히 성행했고, 심지어 경기도 고양시에서도 꽃마차를 운행한다고 한다. 케어에 따르면 꽃마차가 동물 학대인 이유는 탑승인원에 제한없이 쉽없이 승객을 나르게 하고, 운행중에 배설을 하면 곤란하기 때문에 물과 먹이를 주지못한다. 또한 말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요란한 음악과 불빛에 노출된채 말의 말발굽에 취약한 아스팔트도로를 달리게 한다.  이런 꽃마차들이 전국의 관광지 41곳에서 꽃운행이 이루어 지고 있다고 한다.  도심 내 오락용 말 마차 금지'를 위한 입법이 추진되고 있으나 여전히 전국에는 '제2의 깜돌이'들이 물  한모금 먹지 못한 채 고통을 당하고 있다.

 

이 와중에 마사회에서는 11월부터 '마차보급 사업'이란 것을 한다고 한다. 마사회에 따르면 '승용마 수요를 대하고 국민의 레저 수요 충족을 위한다'는 명목에서라고 한다. 아사회는 올해 말까지 7개장소에 가각 삼천만원씩 촉 2억 천만원을 지원한다고 한다. 자금은 말과 마차, 보험료 및 안정장구 구입비에 사용된다고 한다. 마사회에서 이런 사업을 한다니 믿을 수가 없다. 국내 말관련 사업을 주도한 마사회가 꽃마차운행을 통한 말학대의 문제점을 모를 리가 없을 텐데 말이다.그럼 꽃마차를 끄는 말은 도대체 어디서 오는 걸까?라는 의문을 갖게 된다.  그 늙고 힘없는 말들은 젊을때 경주마로 혹은 체험말로 사용되다가 더 이상 쓸모가 없어서 싼값에 팔려온 것은 아닐까라는 의심이 든다.  그렇다면 더 더욱 마음이 아프다.

 

또한 동물교감, 동물체험이란 말로 어린이들에게 잘못된 교육이 자행되고 있는 것을 보면 상당히 걱정스럽다. 동물과의 교감이라고 동물을 만지게 하고, 동물에게 먹이를 먹이고, 동물을 가둬놓고 구경하고, 또 동물쇼를 보고 동물이 끄는 마차를 타는 것이 당연시 되면 안된다. 동물을 인간중심으로만 생각하면 안된다. 교감이란 것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쌍방적인 것이다. 쌍방이라면 당연히 상대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린이들에게도 이런 동물에 대한 존중을 가르치고, 그 다음에 교감이든 체험이든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보니 답답하기만 하다.

 

사람은 물론 동물도 늙고 병들면 남은 여생을 편안하게 보낼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일반 가정의 반려견은 물론, 경찰견이나 군견이 은퇴 후에 편안한 생을 보냈으면 하고, 장애안내견도 그랬으면 한다. 실험동물도 용도가 끝났다고 폐기되는 것이 아니라 좋은 가족을 만나서 편안하게 삶을 마감했으면 한다. 물론 실험동물 자체가 사라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밭을 갈던 소도, 알을 낳던 닭도 최소한 그 마지막은 편안하길 바란다. 그러나 그게 절대 쉬운 일은 아닌 것 같다.

 

세계동물보건기구에서는 최소한 동물 복지 지침으로 다섯 가지를 꼽았다.

첫번째는 배고픔의 고통과 갈증으로 부터의 자유를 보장해야한다.

두번째는 모든 불편함으로 부터의 자유가 있어야 한다.

세번째는 모든 코통과 상처, 그리고 빌병으로 부터의 자유을 보장 받아야 한다.

네번째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부터의 자유로워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모든 동물은 정상적은 행동을 표현할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

굉장히 당연한 이야기인데도 굉장히 쉽지 않다. 그만큼 노력이 필요하다.

 

말이 끄는 꽃마차를 타면 우리는 행복한가?

꽃마차가 우리를 행복한 곳으로 데려다 줄까?

 

힘들어하는 꽃마차 말을 위해서 빨리 더운 여름이 지나갔으면 좋겠고,

빨리 법이 통과되어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줄여주면 좋겠다.

그리고 완전히 고통에서 해방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