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프로젝트 일정때문에 여름 휴가 날짜를 잡기가 어려워서, 아쉬운데로 7월말에 양양으로 짧는 휴가를 다녀왔다.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팬션을 찾아서 삼개와 나, 동생 이렇게 2박3일동안 휴가를 다녀왔다.  넓은 운동장과 강아지 수영장이 있는 팬션은 생각보다 좋았다.  팬션마당과 수영장에서 지치도록 실컷 놀았지만, 그리도 바닷가에 왔는데 바다에는 한번 들어가보는게 예의지!라는 생각으로, 10분거리에 있는 속초 해수욕장으로 갔다. 이른 아침이라 사람이 많지 않고 한산한 바닷가에 막 뛰어가려는데 눈에 띈 표지판! 반려견금지라는 팻말이 떡하니 버티고 서있다. 결국 바라만 보고 못들어가고 말았다. ㅠㅠ

 

 

누구 맘대로 반려견 금지인가? 그런 법이 있나? 하고 급인터넷에 금지조항를 찾아봤다.

법적으로 반려동물의 해수욕장 입장을 제한하거나 금지 시킬 수 있는 법적 근거는 없다고 한다. 단지 민원이 많아서 반려동물의 입욕을 막고 있다는 것이다.부산시는 이러한 민원이 생기자 최근에 반려견의 입욕을 금지하는 법률 개정을 해양수산부에 건의했다고 한다. 한쪽의 민원만 듣고서 말이다.

 

뉴스검색을 하면 '반려견 해수욕장 입욕문제의 찬반논쟁'이라는 제목의 뉴스가 꽤 있다. 요지는 반려견이 해수욕장에 들어가서 배설을 할지도 모르고 털이 빠지는 등의 위생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사람과 같이 입욕하는 것은 안된다라는 입장과, 자연과 바다는 인간의 소유가 아닐뿐더러 사람이 더 많이 오염시킨다는 입장이 맞서고 있는 것이다.

 

물론 나는 후자의견에 동의한다.

인간이 자연에 대한 권리를 독점할 권리가 있는 것은 아니다.

단지 힘이 좀 쎄서 자연을 마음대로 나누고 바꾸고 훼손하고 이용하고 있을 뿐이다. 나도 인간이기에 분명히 일조하고 있고, 부당함을 알면서도 모른척하는 일이 더 많기도 하다. 그렇지만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조금씩이지만 바꿔가고 있다.  지구오염의 가장 큰 원인인 인간이 동물을 향해서 위생을 운운한다는 것이 좀 부끄럽다.반려견 해수욕장 얘기를 하다가 너무 거창해진 감이 없진 않지만, 중요한 문제이다.

 

그러나! 꼭! 이 시점에서 할말없게 만드는 것이 개념상실 반려인이 있다. 개가 제멋대로 날뛰면서 사람들을 위협해도 '우리개는 안물어요'라는 황당한 말을 하며 목줄을 채우지 않고, 반려견이 배변을 해도 치우지 않고 모른척하는 무개념의 반려인이 꼭 있다. 심지어 반려견을 버리는 끔찍한 일이 벌어진다. 이런 예를 들면, 정말 할 말이 없어지기는 한다. 물로 '나는 안그래'라고 소심하게 말하지만 말이다.

 

어찌되었든 나같은 반려인은 휴가철이 되면 대부분 여러가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다. 반려견과 동반 가능한 숙소를 찾아야 하고, 근처에 식당이나 카페도 반려동물 입장이 가능한지 미리 확인을 안하면 낭폐를 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반려동물을 호텔이나 펫시터에게 맡기고 휴가를 떠나가도 하는데, 우리 반려견은 나이도 많고 눈이 안보이기 때문에, 낮선사람과 낮선공간을 두려워해서 그것도 어렵다. 같이 휴가를 간다고 해도 쉬운일은 아니다. 반려동물을 동반해서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이 거의 없기 때문에, 차에 반려동물만 둘 수 없어서 번갈아 가면서 밥을 먹은 적도 있다. 카페에 가면 덥든 춥든, 비가 오든 상관없이 야외자리에 자리를 잡곤한다. 그것도 주인의 양해를 구하고 말이다. 특별히 휴가철이 아니더라도 쇼핑을 가거나 외식을 하고 싶을때도 제약이 많다.

 

반려인 천만시대라는 단어가 귀에 익숙한걸 보면, 변화가 있긴 있을 것 같다. 반려인구는 더 늘어날 것이고, 그에 따라 반려견과 반려인을 위한 시설도 늘어날 것이고, 언제 그랬냐는 듯이 반려동물과 사람이 자연스럽게 해수욕을 하는 풍경도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상업성에 굴복해서 어쩔 수 없이 그렇게 되기 보다는 반려인과 비반려인의 인식의 차이가 줄어들었으면 한다.

거창하게 전 지구적인 관점까지 가지 않더라도, 반려동물을 소중한 생명으로, 소중한 가족으로 이해해 주면 좋을 것 같다. 또 반려인도 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기본 에티킷을 지켰으면 한다.

 

최근 별도의 펜스를 치고 운영하는 멍비치도 생겨나고 있다. 배설물을 본부석으로 가져다주면 간식을 주는 이벤트 뿐만이나라, 청결을 위해 세제을 이용해서 매일 모래를 두번씩이나 청소한다고 한다.  부산의 해수욕장은 멋지고 특별한 반려견의 등장으로 사람들의 시선을 모으기도 한다(이건 좋은지 어떤지 모르겠는데...) 또 어느 어느 멍비치는 주민의 반대로 폐쇄했다고도 한다.

어떤 쪽으로든 변화는 일어나고있는데 아직은 잘 모르겠다. 

나는 펜스로 구획된 멍비치에 가고 싶은 생각은 없다.

 

반려견의 목에 예쁜 목줄을 매고, 똥줍봉투를 한손에 쥐고, 당당하게 해수욕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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